당근쥬슈ㅠㅠㅠ
[다듬지 않음]
오랜만에 술에 디져따
내가 술로 최초로 디져떤 때가 생각낫따
술에 죽어 눈을 뜨는 다음날 아침은
산길을 자동차로 내려오다가 급격한 기압 변화에 고장났던 유스타키오관이 뻥 뚫릴 때와 같이
기억과 위장과 머리가 찢어지는 고통이 휘몰아쳐 밀려온다.
좀 천천히 일어나고싶은데, 나도 모르게 너무 빨리 깨고
앗 !
시밤 !!
어제 어떻게 된거지?!
으 1
!앗
어!
!앗
머리!
앞파!
속 도!
아파!!
내 위장!
으어!
뭔가!
아파!
찜찜해!
으잉!
<저게 0.1초 만에 몰려온달까나.>
그러고나서 기억이 천천히 도착한다.
몸과 정신이 함께 자고 있는데, 몸만 벌떡 일어났다. 헐 야야야 정신아! 일어나봐! 정신이 소스라치며 눈을 뜬다. 헐 왜 뭐뭐 왜 벌써 일어난건데! 헐 헐헐 어떠카지 아 그래 일단 기억부터!!!!! 빰! 기억 가랏!!!!!!! 헐 뭐야 이 년 술 많이도 처먹었네 기억이 엉켰어 으어 저게 먼저 가면 안되는데 야야 넌 걔보다 뒤에 가야지 아니 너 말고 아니 니가 가야지 으악 썅 모르겠다 왕창 다 가버리든가! 아냐아냐 안된다고 으어ㅓㅓㅓㅓㅓㅓ
<이렇게.>
그래서 기억 중 일부는 도착을 안 한다. 정신없이 보내다 보니 그 틈을 타서 자유를 좇아 홀연히 사라져버린 기억들이 있다.
집착하면 안되는거니까 놓아줄게 잘 가 내 기억. 행복해야 해.
<합리화의 과정이다.>
[다듬지 않음2]
!!! : 당근주스! 당근주스를 먹어야겠어!
... : 귀찮..
!!! : 빨리 일어나!!
... : 잠시만.. 어차피 씻어야 한다고..
!!! : 빨리 씻고 당근쥬!!!!!!!!!!!스!!!!!!!!!!쮸쓰!!!!!!!!!!!!!!!!!!!
... : 알았어....
나가는 순간 '...'을 제치고 '!!!'이 달려간다. 나는 편의점 냉장고에서 당근주스를 꺼내 계산대로 빠른 걸음을 놓는다. 그 정도 거리는 뛰어가는 것보다 빠른 걸음이 빠르다. 정말로 그게 더 빨라서 그런 거다. 집이 코앞인데 그 새를 못 참고 당근 주스의 비닐을 까득까득 뜯어제낀다. 좀 미친ㄴ 같아 보일 것 같다...
흐억! 당근!! 다,,당근!! 당근쥬스ㅡ!1!!! 다다가ㅏㅏ다당근 쥬스라구!!!1
방문에 다다르니 당근주스가 남아있질않다. 슬프다. 또 사러 나간다.
[다듬지 않음3]
아침에 일어나 거울을 보고서야 어젯밤 머리를 묶고 잔 사실의 기억을 도착받았다.
단발 충동이 현기증처럼 몰려왔다. 어쩌면 현기증은 별 개의 것이었는지도ㅋㅋ
흐트러진 머리를 풀어헤쳐 더 흩뜨려보았다. 으휴.
거울이 말했다. "다행이야. 아마 그 때처럼 가위가 있었다면 정말 잘라버렸을거야. 응? 그렇지 않아?"
내가 말했다. "닥쳐."
화장실 문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