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0 2018. 4. 30. 14:34

조교 J씨는 진짜 나이를 뭐로 처먹은건지 스무살보다 서른에 가까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말귀를 처 못알아먹고 맨날 실수만 연발한다.

이 쯤되면 오히려 사고안치고 무사히 넘어가는 날이 실수일듯 싶을 정도다.

- 사람이 실수 좀 할수도 있지, 말을 왜 그렇게 해. 

아니 듣다보면  

- 사람이 실수를 뭘 그렇게 해, 걔는 왜 살아.

라고 하게 될 것 같다. 존나 억울해서 아카이빙하는 조교 J씨 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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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교장이고 J씨는 내가 관리해야하는 16명의 조교 중 한 명이자 원래부터 알던 지인이다.

J씨는 무엇이든 흔쾌히 수락하는 쾌인(快人)이고, "응응~ 그래그래~ 그렇게할게"가 그의 18번이다.

대학원생으로 진학한 J씨는 한학기 먼저 대학원 생활을 치른 나에게 교내에 여러가지 알바할만한 곳과 장학금을 얻는 방법을 물어보았다.

하루에 3번씩 두 달 동안 시발.

그 중에 솔직히 말해서 1주일에 5일 정도 연락했으니까 한 120번밖에 안 물어봤네. 


돈이 모자라서 알바를 두개 지원한다고 하길래, 나는 또 아는 사람이니까 신경써서 알아봐줬다.

- J씨, A알바와 B알바는 병행이 안 돼요. 차라리 A알바랑 C알바를 해요.

- 엥? 아니야~ 내가 알아봤는데 아마 A, B 둘 다 할 수 있을걸?

-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요. 나중에 일 꼬여서 후회하고 다 놓치지 말고 그냥 지금 내말들어요.

- 헐 그래? 어떡하지..


저 대화는 한 28번 했다. 약 서른 번 말했으면 알아들었겠지 싶었다.


개강하고나서 J씨가 울먹이면서 전화가 왔다.

- A야, 나 어떡해? A랑 B 병행하면 안된대ㅠㅠㅠㅠ

- ? 내가 그거 안된다고 했잖아요

- 아 정말? 난 몰랐지.

- ?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 난 몰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