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교 근무 일정을 조교장인 내가 짜주는데, 배당된 장학금 금액, 조교들 개인 사정, 학과 일 등 여러가지를 한번에 고민해서 겨우겨우 근무일정을 짰다.
내가 머리 터지는 대신, 우리 조교들은 아주 편하게 일할 수 있게 체계를 짜놨다.
그런데도 못 알아 처먹는 애들이 있더라. 못알아처먹는 4명에게 방문학습지 선생님 마냥 눈높이 맞춤형 교육을 해줬다.
- E씨, 오늘 2교시 왜 근무안했어요~? ^^
- L씨, 왜 매일 지각해서 교수님한테 제가 혼나게 했죠?^^
- S씨, 자 아직도 이해가 안돼요? S씨는 화요일 목요일 5교시에 여기가면 돼요.
물론 빡대가리F4의 구준표는 조교 J씨다. (이 당시만 해도 학기초라서 못알아먹는 애들이 넷이나 있었지만, 사실 지금은 J씨 원톱 체제다.)
J씨에게는 눈높이 선생님 + 방과 후 특별 지도 + 나머지반 학생들 가르치듯이 하나하나 일러줬다. 과장없이 13번을 가르쳐줬다.
시이발 내가 조교장을 하는 건지 초등학교 교생실습 나가있는건지 헷갈리더라.
내가 빡머갈통 애새끼 과외 맡아서 영어 8등급을 1등급으로 끌어올린 가르치기 능력자인데도 J씨의 모지람은 감당할 수 없는 태산(泰山)과 하해(河海)와도 같았다.
우리학교는 조교들이 강의실 뒤에 멀찍이 서서 출석체크를 한다.
대학원생이나 학부생 중 고학년이 조교를 할 수 있다.
학부생 조교들은 본인이 늘 그렇게 수업들어왔으니까, 어떻게 자기가 조교해야하는지 딱히 별말안해도 조교OT한번 하고 매뉴얼 하나 보내주니까(떡밥) 잘 하더라.
놀라운것은 J씨 역시 동대학원에 진학한 거라, 이 학교 학부 출신이다.
- 자, J씨, 오늘 출석체크가 몇 시, 몇 시에 있죠?
- 어우우우움,,, 3시?
- 아니에요. 2시, 4시 두번 있잖아요.
- 아 맞다!
처 맞아라
- 자 그럼 출첵갈 때 뭐 챙겨서 가야하죠?
- 어우우우우움, 출석표!
- 그렇지! 잘했어요. 그리고 마이크도 챙겨야지요
- 아아! 마이크! 알아!
- 그래요 잘 부탁해요.
(이 대화에는 과장된 부분이 1도 없습)
4시 10분에 전화가 왔다
- J씨, 저 지금 알바중이라서 전화 못 받ㄴ
- A야!! 큰일났어!! 아무도 출석표를 안가지고 왔어!
- 무슨 소리에요. 거기 근무들어가는 사람 J씨 한 명뿐인데 누가 뭘 갖고 가요?
- 뭐라고? 나 밖에 없어?
-
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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