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와 우울증 진단을 받은 석사생이다.

조교장 업무 + 다른 조교 알바 + 수업 3개 + 기타 등등의 여러 일로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지 못해 결국 이 꼴이 났다.

일도 일이지만 ,학업도 학업이지만,

나를 협박하고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 어떤 혐오스러운 얼굴 때문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건 몇년째 계속 되고 있는 일이니 지금에서야 공황이 오게 된 특정한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1. 원인 ; 연속되는 극심한 스트레스

분명 이전과 다른 자극 요인이 사태를 만든다

내 경우는 조교장 자리를 맡은 것이 도화선에 불을 놓은 격이었다.  내 일은 내가 잘했지만

내가 관리하는 조교들 중에 어떻게 대학 및 대학원을 다니나 싶은 빡대가리 인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좀 많이 받았다

사고치고 뻔뻔하게 나몰라라 하거나, 수십번을 말해도 못알아먹는 조교들 관리하고 타이르느라 결국 터진거다

 

3-6월 약 120일간 거짓말없이 단하루도 업무연락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중간에 해외여행도 다녀왔는데 여행지에서도 일했으니 주말?공휴일? 말 다했지

이건 대학원생 조교에 대한 부당한 처우가 아니라

대학원생이라고 뽑아놓은 새끼들이 대가리에 든게 없어서 

내가 그들보단 나은 대학원생이 덤터기를 쓰게 되면서 벌어진 참사다

 

사람에 대한 혐오와 증오가 폭발했다

 

 

 

 

 

 

 

2. 공황장애 증상

 

1교시수업이있어서7시반부터일어나서나와서겨우겨우학교에도착했는데그마저도늦었다

다른사람들은차를타고왔구나나도차있으면좋겠다 아그런데속이왜이렇게안좋지전날오랜만에과음해서그런가보다

교수님은뭐라고하는거야 오늘따라숙취가너무심하군

 

숙취인줄 알고 숙취해소제와 음료수를 사마셨지만, 어지럼증이 가시기는 커녕 더 심해졌다

 

글자가휘어져들어와내귀를통하지않고내몸의윤곽선을따라저기멀리흩어져가버리는것이보인다

자꾸만마른세수를하면서얼굴을쓸어내리게된다 왜그런지는모르겠지만 아일단의자에더이상앉아있을수없다

온몸이가렵고이마에벌레가기어가는것같고 그저난여기에가만히있을수없는상태

 

 

 

 

 

공황장애의 증상으로 매스컴에서 이런것들을 말해왔다

근데 실제로 공포감이나 두려움이 느껴지진 않았다

그래서 공황장애라는 걸 깨닫는데 오래 걸리기도 한듯

 

 

내 상태가 그림과는 좀 비슷했던 것 같다

심장은 원래 겨울되면 쪼오끔 안 좋아서 심장박동이 빨리 뛰길래 요새 건강이 안 좋아졌나보다 하고 넘겼다

건강이 안 좋아진 걸 순순히 받아들이는 그 자리, 대학원생

그래서 공황장애라는 걸 깨닫는데 오래 걸리기도 한듯2

 

 

 

3. 공황장애 지속 

증상이 심해지고 지속되는 시간이 늘어난다

 

< 공황발작 자가기록 및 공황장애가 의심되어서 검색하다가 이런 글이나 읽고있는 방문자를 위한 자가진단 항목 >

- 내가 쓴거임. 전문가가 쓴게 아니니까 맹신하지 마시오

■ 시야각이 270도가 아니라 70-90도 정도로 줄어든다

■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0.5초만에 반응을 못하고 2-3초 지나서 반응한다

■ 이 상황을 버티기가 힘들어서 엄청 집중하는데, 왜 이렇게 얼이 나가있냐는 소리를 듣는다

■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기 힘들어진다

■ 대화가 불가능하다. 상대방의 말이 귀에 잘 들어오지도 않고, 내 입에서 말도 안 나오고, 말을 주고받기가 불가능.

■ 숙취랑 비슷한 증상의 어지러움

■ 꿈 속 세계처럼 감각이 마비된/더뎌지는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이 인지적/감각적으로 느껴진다

■ 식은땀이 난다

■ 두 발로 서있다는 것에 대한 감각이 이질적으로 느껴지고, 서있기 힘들어진다

■ 앉아있는 것도 멀쩡하게는 못 한다. 내 몸을 내 의지대로 놀리지 못한다.

■ 어디든지 구석에 가서 쭈그리고 앉아있어야 할 것 같다

■ 심장박동이 크게 들리거나 심장이 빨리 뛴다

■ 펜을 제대로 집을 수 없다

■ 얼굴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거나, 얼굴 근육이 내 의지와 상관없이 컨트롤된다. 얼굴을 자꾸 쓸어내린다

■ 내 몸에 대한 감각이 없어지는 와중에 어떤 감각이 느껴지면 너무 크게 느껴진다

    몸이 너무 가려워서 팔다리를 미친듯이 긁다가 온 피부에 빨갛게 피가 맺히고 딱지가 앉았다

    남이 보면 자해한 줄 알았을거야

■ 이 상황을 컴퓨터 끄듯이 끝내버리고 싶어서 죽어버리고 싶다

    정말로 자살할 생각은 없는데, 말 그대로 생물학적으로 지속되는 이 상태를 끄고싶은데 유일한 방법은 죽어버리는 방법일 것 같다

■ 스트레스가 되는 요인을 감지했을 때 이미 늦었다. 공황은 시작되어 있다.

 

 

 

그 외에 동아일보에서 만든 전근대적 그래픽을 찾아서 첨부함... 

그 와중에 2014년 1월 기사 맞냐... 1964년 디자인인줄

 

 

 

증상 발현이 점점 더 잦아지고 심해져서

친구에게 '요새 종종 이래서 답답하다 왜이럴까' 얘기했더니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

공황장애 진단을 받은 친구였는데 본인과 같은 증상인것 같다고 했다

 

그때까지도 난 내가 공황장애따위에 걸릴 리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멘탈이 강하다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에 진심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친구가 급할 때 먹으라고 준 약을 먹고 괜찮아지긴했다. 놀랍게도.

약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공황장애라는 사실은 나 자신에게 진 것 같아서 인정하기 싫었지만

다음에 또 그 증상이 오면 이젠 약없이는, 어쩌면 죽으려고 시도할지도 모를 것 같았다

죽고싶어서는 당연히 아니지만 그 상태를 종료하기 위해서 뭔가 위험한 짓을 해버릴 것 같다는 말이다

죽는 것보다야 정신과 한 번 가는게 나으니까

 

 

 

 

2018. 06. 30. 석사 2학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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