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O정신과 OO점에 갔다

정신과는 학교/집/직장 근처가 좋다

내가 괜찮아졌다고 아무리 우겨도 의사가 자꾸 부르기 때문이다ㅠㅠ

그럴 것 같아서 일부러 가까운데 갔는데 안 그래도 지금 매주 가고 있다

 

 

 

 

1. 공황장애 진단

저 병원 의사 선생님은 정말 친절한데 수납원이 좀 싸가지가 없다

사람에 대한 불쾌감이 극에 달한 상태에서 뭐때문에 왔냐고 윽박지르는 수납원한테

뭐라고 해야할지부터 몰랐다 

셀프로 공황장애라서 왔다고 할 수도 없고 에이시발

 

의사선생님이 내 얘기를 아주 찬찬히 열심히 들어주더니 두 가지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1) 컴퓨터 검사

맥박 재는 것 마냥 손목과 발목에 금속 집게를 집어놓고 뭘 측정하는 검사를 했다

아마도 이게 정신과에 있는 유일한 의료'기계'일 것이다

 

검사 당시 공황발작 상태가 아니었는데도 공황장애라는 진단이 나왔다

공황발작은 불안,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느낌, 감각이 무뎌지거나 죽고싶은 상태에 빠지는 것이고

공황장애는 이러한 발작이 여러 번 걸쳐 나타나는 병에 걸렸음을 말한다

 

공황발작이 기침이라면

공황장애는 감기인 셈이다

내가 기침을 하지 않는 동안에 감기에 안 걸려있는 것은 아니니까

 

컴퓨터 검사 결과 

- 부교감신경과 교감신경의 불균형[공황장애 진단 근거] 이 일반인의 4배 정도의 수치로 나왔다

- 스트레스 역치가 일반인보다 많이 낮아진 상태였다

- 감정상태가 부정적인 쪽으로 나왔다

 

 

2) 문진 검사

의 : 컴퓨터 검사만으로 이미 공황장애인게 뚜렷해서 문진 검사지는 볼 필요도 없겠네요

나 : 아...ㅇㅋ..

 

공황장애 증상들이 나열되어 있고 최근에 이런걸 느꼈는지 물어보는 문항

어떤 장소 어떤 상황에서 그런 증상이 나왔는지를 물어보는 문항들이었다

25점 이상이면 극도로 불안 상태라는데 나는 뭐.. 41점이 나왔다...

 

 

 

2. 사람마다 증상이 다르다

보통 공황장애는 공포나 불안감을 느끼고 

사람들이 많은 곳(백화점, 대중교통)이나 광장같이 넓은 곳에 가면 무서워서 죽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 든댄다

 

내 문진 검사지를 보던 의사 슨생님이 물었다

의 : 대중교통, 길거리는 (발작을 느낀 곳으로) 체크했는데 광장은 안 했네요. 사람 많은데 가면 안 무서워요?

나 : 네 그냥 짜증나요.

의 : ?

나 : 병원이니까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길가는데 내 앞에 누가 걸리적거리면 가서 죽여버리고 싶어요. 

의 : ㅇㅁㅇ!!!!

나 : 실제로 그렇게 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그냥 글자그대로 제 앞에서 치워서 없애버리고 싶을 뿐이에요.

의 : ㅇㅅㅇ... 본인이 무서워하는 것보단 차라리 다행이네요....

 

 

사람들을 무서워하는 공황장애와 달리

나는 사람들을 제거해버리고 싶은 공황장애인 것이다....

이 글 써서 신고당하면 어떡하지 아니 그렇다고 내가 누군가를 해한 건 아니니까..

 

 

 

3. 치료

공황발작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신경계의 문제다(의느님 왈)

약을 먹어서 신경계의 이상을 조절해야만 낫는다 

- 에~ 약으로 마음을 어떻게 조절하냐~ 도와줄 뿐이지

- 아니라고 약먹어야 한다고!!!

 

감기 걸린 사람 한테 "니가 의지가 강하면 금방 낫겠지! 얼른 나아!" 하기

= 공황장애 걸린 사람한테 "니가 의지가 약해서 그래! 마음을 강하게 먹어! " 하기

 

감기 걸리면 병원가서 약 처방받아 먹기

= 공황 진단 받으면 병원에서 준 약 잘 받아먹기

 

 

꾸준히 먹는 약이랑 발작이 오면 급할 때 먹으라고 약을 여러가지 처방받았다

 

 

꾸준히 먹는 약은 이거

본가에 며칠 머물렀을 때 아무 생각없이 들고 가서 먹었는데

향정신성-4 이 빨갛고 강렬한 글자를 보고 엄마가 너무 마음아파했다

그러게 왜 이렇게 너무 병자처럼 보이게 하필 또 병에 담아주냐

 

 

 

4. 진료비

제일 많이들 걱정하는게 정신과 진료비일 것 같다.

말도 안 되지만 놀라운 가격! 필라이트!

처음에 컴퓨터 진료비가 비싸서 초진비가 5만원, 이 후 재진비용은 5천원이다.

약은 1주일치에 2000원 2주일치에 3800원을 냈다.

 

"7월부터 정신건강의학과(정신과) 문턱이 낮아졌다" ... 정신과 수가 체계 개편 

... 

정신과 의원급 기관에서 별도 약물처방이나 검사 없이 30분간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상담 중심의 개인정신치료를 받는 경우 본인부담금이 1만1400원에서 7,700원 수준으로 경감된다. 

 

 

 

5.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들 

1) 정신과 진료 땐 취업 안되지 않나? 

면접 때 그런거 제출하게 하는 곳이면 불법장기매매하는 곳일듯

애초에 그 생각이 먼저 들 정도면 아직 건강하니까  정신과 안 가봐도 될 것 같다병을 고쳐서 취업을 잘 할 생각을 해야지, 그 상태가 지속되면 일상 생활도 불가능한데 취준이고 면접이고 될 리가.
2) 보험 가입 안 되지 않나? ㄴㄴ 됨니다
3) 약 중독되지 않나? 항생제 내성 생길까봐 약 안 먹고 사는 사람만 이 질문을 던져라
4) 번외편 - 별 시덥잖은 미친놈

 정신과 의사들은 얼굴만 봐도 심리를 알아야 하지 않나요? 

“어떻게 오셨느냐”는 질문에 의심에 찬 눈초리로 ‘그건 왜 물어보시죠?’라고 반문했다는 송형석 원장의 환자는 양반이었다.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맞혀보세요”라고 했다는 사례도 나왔다. 이쯤 되면 정신과 의사가 아니라 무속인에게 점을 보러 온 모양새다. 윤병문 원장은 “본인의 상황을 자세하게 알려주시면 더 정확한 진단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커버스토리-‘문턱’ 낮아진 정신과]사람의 마음을 약으로 조절하냐고요? 됩니다, 되고 말고요 (경향신문, 2018-07-14)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7140600035&code=210100&sat_menu=A070#csidxbb971faabbc799db87a938ebf555682 

 

[커버스토리]‘문턱’ 낮아진 정신과…알고 보면 안 무섭답니다 (경향신문, 2018-07-14)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7140600045&code=210100&sat_menu=A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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